Show Cover Slide

기술부채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부채가 누적되고 있다면, 이는 기술팀의 문제가 아니라
인사 조직과 경영진이 먼저 성찰해야 할 문제입니다.
기술부채는 코드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기술을 다루는 방식의 문제입니다.
많은 조직이 ‘기술부채(Technical Debt)’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종종 기술팀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에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부채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원인은 기술 내부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 표현은 마치 기술 내부에 원인이 있는 것처럼 오해를 유도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기술부채는 코드 작성 이전의 결정, 일정 관리 실패, 전략 부재에서 비롯됩니다.
그 출발점은 종종 사업부의 무리한 요구 또는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시작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용어는 기술팀이 모든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곤 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조직이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과 의사결정 문화에 있습니다.
기술부채는 기술 그 자체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기술을 무시한 결정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다수의 조직은 이 부채를 기술팀의 문제로 국한시키며, 경영적 책임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결국 ‘기술부채’라는 표현은 조용한 책임 회피를 가능하게 만드는 언어적 장치가 됩니다.
본 글은 ‘기술부채’라는 용어에 내재된 구조적 책임 회피의 문제를 비판하며,
기술부채를 기술팀의 관리 이슈가 아닌, 조직 전체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사안으로 재정의하고자 합니다.
기술부채는 피할 수 없지만, 줄일 수 있습니다
기술부채는 현실입니다. 모든 조직에서 일정 수준의 기술부채는 불가피하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부채를 만들 것인지는 전적으로 조직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술부채는 관리할 수 있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자칫 기술부채를 유연하게 수용해도 되는 문제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술부채는 단순히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할 결과물입니다.
‘관리할 수 있다’는 표현은 기술부채를 허용 가능한 선택지로 받아들이는 착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기술부채는 반드시 줄여야 하며, 절대 방치되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발생하는 많은 기술부채는 애초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무리한 일정, 명확하지 않은 판단 기준, 리팩토링 시간을 반복적으로 무시하는 조직 문화에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기술부채를 기술팀 내부의 관리 책임으로 한정하는 관점을 넘어서서,
조직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와 문화의 결과물로 재해석하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채란 언젠가 반드시 상환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지금 관리하지 못한 기술부채는 미래에 훨씬 더 큰 비용과 위험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기술부채의 유형과 본질
기술부채는 단일한 문제가 아닙니다.
겉으로는 코드 품질 저하, 테스트 누락, 설계 미비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 보면 언제나 조직의 의사결정과 리더십의 책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표적인 8가지 유형을 통해
기술부채가 어떻게 조직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설계 부족 (Underengineering)
정의
충분한 설계 없이 구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한 결과,
경계가 불분명하고 추상화가 결여된 구조가 형성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빠른 결과를 우선시하는 일정 중심의 조직 문화
- 아키텍처 설계에 대한 경험 부족
- 구조 설계를 평가 요소로 인정하지 않는 관행
해결 철학
- 인터페이스 설계를 목업 코드로 우선 구현해야 합니다
- 코드 재사용과 설계 패턴의 차용은 개발 문화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 구조는 코드보다 먼저 정의되어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많은 조직이 설계를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으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구조란 복잡한 개념이 아닙니다.
구조란 ‘틀을 잡는 일’이며, 최소한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해야 합니다:
- 어떤 데이터를 주고받을 것인가 (인터페이스 모델링)
- 어떤 시나리오에 따라 어떤 로직이 동작할 것인가 (업무 흐름 정의)
이는 새로운 작업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작업의 순서를 바꾸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테스트 주도 개발(TDD)와 선행 설계는 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명확한 구조는 전체 개발 효율을 높이는 요소가 됩니다.
핵심 문장
기술부채는 개발을 수행하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개발을 진행한다면, 반드시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2. 오버엔지니어링 (Overengineering)
정의
조직이 실제로 유지하거나 전파할 수 없는 복잡하고 과도한 설계를 도입한 결과,
결국 유지가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전락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기술적 완성도를 과도하게 추구한 결과 발생한 과설계
- 현실과 괴리된 이상적인 구조에 대한 집착
- 유지 인력이나 운영 리소스를 고려하지 않은 기술 선택
- 설계 이후 문서화, 교육, 인프라 구축 등 유지 체계의 부재
해결 철학
- 조직이 함께 유지할 수 없는 설계는 도입하지 않아야 합니다
- 기술 선택은 기능적 완성도뿐 아니라 조직의 인력, 생애주기, 전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 복잡한 설계는 문서화·공유·공감이 가능한 조직 문화 위에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실무적 이해
오버엔지니어링은 ‘정교하게 잘 만든 구조’가 아닙니다.
조직이 이해하지 못하고 유지할 수 없는 구조일 때, 그것은 기술 자산이 아닌 기술 부채가 됩니다.
담당자가 퇴사하거나, 다음 개발자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는 순간,
그 복잡한 설계는 더 이상 자산이 아니며, 오히려 조직의 리스크로 작용하게 됩니다.
설계란 가능한 한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함께 유지하고 전파할 수 있는 경계를 만드는 일입니다.
핵심 문장
오버엔지니어링은 결국 유지할 사람이 없게 되면서 기술부채가 됩니다.
이는 곧 인사 실패이자 리더십의 책임입니다.
3. 문서 부채 (Documentation Debt)
정의
설계 의도, 시스템 맥락, 사용 방법에 대한 문서가 부족하거나 사라진 상태로,
협업, 유지보수, 신규 인력의 온보딩 등 전반적인 개발 효율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문서화는 ‘시간 낭비’라는 인식
- 문서 작성을 성과로 인정하지 않는 조직 문화
- 코드 리뷰 및 QA 프로세스에서 문서 여부를 검토하지 않음
- 온보딩을 위한 체계적인 문서화가 이루어지지 않음
해결 철학
- 주석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미래의 자신을 위한 메모입니다
- 인터페이스 중심의 목업 코드는 구조 자체가 문서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 ‘읽기 좋은 코드’는 곧 ‘설명 가능한 코드’이며, 명확한 코드는 곧바로 전달력 있는 문서입니다
- 문서 작성은 생산 행위이며, 문서를 쓰는 사람은 기여자로 대우받아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많은 개발자들은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낍니다.
결국 문서를 대신해 프레젠테이션 자료나 별도의 설명 세션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는 비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닙니다.
좋은 코드는 그 자체로 설명이 가능해야 하며,
기술적으로 우수한 코드보다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코드가 더 큰 가치를 가집니다.
현대의 컴퓨팅 환경에서, 가독성을 위해 구조를 단순화하거나
흐름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성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에 개발자는 다음과 같은 철학을 지녀야 합니다:
“멋있는 코드를 피하라.”
좋은 코드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습니다:
- 코드만으로도 전체 흐름을 유추할 수 있는 구조
- 복잡함이 아닌 명확함에서 나오는 아름다움
- 주석이 필요 없는 수준의 직관적인 함수명과 인터페이스
- 수정과 확장이 자연스러운 책임 분리 구조
문서는 단순한 글이 아닙니다.
조직이 함께 기억하고, 유지하며, 전파할 수 있도록 지식을 구조화한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 지식 구조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닌, 지속적으로 작성하고 관리하는 사람에 의해 유지됩니다.
핵심 문장
문서는 글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문서를 쓰는 개발자는 회사를 지탱하는 사람입니다.
4. 테스트 부채 (Testing Debt)
정의
테스트가 과도하거나 잘못 설계되어 시스템 구조를 고착시키고,
리팩토링과 개선을 오히려 방해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테스트 커버리지 수치 자체를 목표로 설정하는 문화
- 구조 설계 없이 유닛 테스트만 반복적으로 작성하는 습관
- 인터페이스 변경이 잦고, 변경 기준이 명확하지 않음
- 테스트의 리팩토링 작업을 성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해결 철학
- 테스트는 구현을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보호하는 벽이어야 합니다
- 목업 코드를 활용하여 인터페이스를 먼저 설계하고, 그에 기반하여 테스트를 작성해야 합니다
- 인터페이스는 쉽게 변경되지 않아야 하며, 변경이 필요할 경우 그 이유가 명확해야 합니다
- 테스트의 설계 또한 설계의 일부이며, 리뷰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많은 조직에서 테스트 부채는 테스트의 양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오해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구현된 로직을 그대로 테스트하는 방식보다는,
인터페이스와 그 사용 흐름을 중심으로 테스트를 설계해야 합니다.
테스트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코드는 아닙니다.
불안정한 구조 위에 구축된 테스트는
오히려 리팩토링을 어렵게 만들고, 개선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테스트의 존재 유무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테스트할지에 대한 조직적 합의와 기준입니다.
핵심 문장
테스트는 구조를 지키는 벽이지, 자유를 막는 감옥이 아닙니다.
5. 의존성 부채 (Dependency Debt)
정의
외부 기술,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
시스템이 특정 도구나 패턴에 고착되어 교체나 확장이 어려워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기술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지 않은 도입 결정
- 부적절한 디자인 패턴의 적용
- 기술 도입 시 전환 전략의 부재
- 기술 선택을 개인 역량에 의존하거나 판단 근거를 문서화하지 않음
해결 철학
- 항상 대체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 어떤 기술도 ‘언제든 탈출할 수 있는 구조’ 위에서 도입해야 합니다
- 기술의 생애주기, 유지 가능 인력, 향후 전환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 기술 선택은 개인의 취향이나 경험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이며 리더의 판단이어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기술의 선택은 종종 개발자의 관심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그 기술이 조직에 도입되고 유지되는 구조는 전적으로 조직의 책임입니다.
어떠한 기술이라도 언젠가는 교체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교체 가능하게 설계되었는지 여부입니다.
교체가 불가능한 기술 구조는 더 이상 부채가 아니라, 감옥과 같습니다.
조직은 기술 선택의 순간부터 탈출 가능한 구조, 문서화된 기준, 협업 가능한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핵심 문장
교체할 수 없다면, 그것은 부채가 아니라 감옥입니다.
기술 선택은 코드가 아닌, 조직이 감당해야 할 전략적 판단입니다.
6. 인프라 부채 (Infrastructure Debt)
정의
CI/CD, 모니터링, 로그 수집, 테스트 자동화 등 시스템 운영에 필수적인 기반 요소가 부실하거나 누락되어
운영 효율성과 장애 대응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초기 개발 편의성과 빠른 기능 구현을 우선시하는 문화
- DevOps 문화의 미정착
- 기술 부채보다 비즈니스 기능을 우선하는 판단
- 운영 자동화와 관련한 투자의 회피
해결 철학
- 인프라 부채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 정기적인 점검과 청산을 운영 프로세스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 운영 환경의 신뢰성과 대응력은 기능 개발보다도 더 큰 조직적 가치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인프라 부채는 대개 몰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음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린 결과로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 부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 속도를 저하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장애 대응과 품질 유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인프라 부채는 비교적 명확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하지 않은 것을, 지금부터라도 실행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이는 기술적 한계가 아닌 실행력과 조직 의지의 문제입니다.
시스템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핵심 문장
인프라 부채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의 문제입니다.
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 하면 됩니다.
7. 지식 부채 (Knowledge Debt)
정의
시스템이나 업무에 대한 핵심 지식이 특정 개인에게만 집중되어 있어,
해당 인력이 이탈하거나 부재할 경우 조직 전체가 리스크에 노출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코드 커밋만 남기고, 지식 정리를 생략하는 문화
- 온보딩 문서와 내부 위키의 부재 또는 방치
- 문서화 및 교육 활동을 비생산적인 업무로 간주하는 시선
- 문서화를 수행한 개발자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 구조
해결 철학
- 문서화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조직을 유지하는 핵심 자산입니다
- 지식의 정리는 단순한 생산이 아닌, 장기적인 기여이며 정기적인 리팩토링이 필요합니다
- 온보딩 문서, 시스템 개요, API 가이드는 공식적인 성과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 경영진은 문서화와 지식 공유를 단순한 역할이 아닌 조직적 책임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 우리는 지식을 관리할 방법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에, 커밋으로 보존하려고 하는 것 입니다. 커밋으로는 온보딩되지 않습니다. 개선해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많은 개발자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코드 작성과 커밋만으로도 충분히 바쁜데, 문서까지 정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는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이 반복된다고 해서 지식의 단절까지 방치되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조직은 지식 부채를 개인의 책임이 아닌, 구조적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 온보딩 문서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 시스템 흐름이 공유되며
- 리뷰와 회고 과정에서 지식이 이전되는 문화
이러한 문화와 구조를 갖춘 조직에서는 지식 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인식 변화입니다.
문서를 작성하는 개발자는 회사를 남기는 사람입니다.
그 인식 하나가 지식 부채의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 문장
지식 부채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입니다.
문서를 쓰는 사람은 회사를 지탱하는 사람입니다.
8. 의사결정 부채 (Decision-Making Debt)
정의
기술적 맥락이나 구조적 영향에 대한 이해 없이 내려진 의사결정으로 인해
시스템이 비효율적이거나 과설계되며, 반복적인 리팩토링과 구조적 왜곡을 초래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직적 원인
- 기술적 이해 없이 이루어진 의사결정
- 기술 관점을 배제한 일정 수립 및 기능 요구
- CTO나 기술 리더의 판단 권한 부족
- 기술 자문 없이 이루어진 전략 결정
해결 철학
- 기술적 결정은 반드시 기술을 이해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 개발자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결정한 사람이 그 결정에 대한 조직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 기술적 의사결정은 조직 내에서 설명 가능하고 공유 가능한 구조로 남아야 합니다
- 의사결정권자의 기술 리터러시는 명확한 평가 기준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실무적 이해
기술부채가 누적된 뒤의 회고에서 종종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때 그렇게 결정했지?”
이와 같은 결정은 대부분 기술적 맥락 없이 내려진 판단에서 비롯됩니다.
그 결과로 조직은 구조적 비효율, 반복적인 리팩토링, 책임 회피의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은 개발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의 구조, 인사 시스템, 리더십의 인식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내리는 결정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리스크로 전이됩니다.
핵심 문장
기술부채는 개발자의 실패가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의 실패입니다.
기술을 모르는 사람이 기술을 결정하면, 그것은 곧 경영 리스크입니다.
기술부채는 문화로 예방합니다
기술부채는 단순히 코드를 수정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조직이 기술을 다루는 방식, 즉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기술부채는 다시 반복됩니다.
기술부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프레임워크나 도구를 도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개발 과정 자체에 대한 관점과 순서를 전환하는 것
- 개발자에 대한 인식과 평가 기준을 재정립하는 것
기술부채를 예방하기 위해
조직이 문화적으로 정착시켜야 할 핵심 실천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목업 코드 기반의 인터페이스 우선 개발
- 구현보다 흐름과 인터페이스를 먼저 모델링합니다
- 이는 “일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순서를 바꾸는 것”에 불과합니다
- 인터페이스 중심의 개발은 TDD, 문서화, 리뷰, 리팩토링을 용이하게 만듭니다
2. 가독성 중심의 코드 스타일 문화
- 읽기 쉬운 코드는 곧 설명 가능한 코드입니다
- 흐름이 명확하다면 코드가 길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성능 최적화를 이유로 복잡해진 코드는 반드시 설명 가능해야 합니다
3. 문서화를 성과로 인정하는 조직
- 문서는 조직의 기억이자, 협업의 기반입니다
-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을 기여자로 대우해야 합니다
- 문서의 품질은 리뷰 대상이 되어야 하며, 공식적인 성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4. 리뷰는 규칙이 아니라 철학입니다
- 리뷰는 단순히 버그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설계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 문법이나 스타일보다는 구조, 흐름, 책임 중심의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리뷰 기준은 조직 내에서 문서화되어 공유되어야 합니다
5. 기술 선택은 생애주기와 조직 역량을 고려해야 합니다
- 기술 도입은 ‘최신 기술’이 아닌, 유지 가능성과 대체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기술 선택은 리더십의 전략적 판단이며, 단기 편의가 아닌 장기 구조를 고려해야 합니다
6. 지식은 개인이 아닌 조직의 자산입니다
- 지식은 자동으로 보존되지 않으며, 의식적인 정리와 전달을 통해 유지됩니다
- 온보딩 문서, 시스템 구조, API 사용법 등은 정식 산출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 지식 기여는 정량적으로 평가되어야 하며, 이 기준은 경영진의 인식 전환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기술부채는 문화의 부재로 인해 발생합니다.
따라서 기술부채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직이 기술을 존중하는 문화를 세우는 것입니다.
기술부채 청산의 날을 운영합시다
기술부채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쌓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인식하고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줄이는 체계적인 실행입니다.
기술부채를 청산하는 일은 거창하거나 특별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기술부채 청산의 날’을 운영하고, 그날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며, 그 실행은 아래와 같은 실천 항목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1. 인터페이스를 설명하는 문서를 작성합니다
- API 혹은 내부 모듈 간 데이터 흐름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명시합니다
- 다른 사람이 보지 않더라도, 미래의 자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합니다
2. 스파게티 코드를 해석하고 설명합니다
- 복잡하게 얽힌 코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구조 자체를 해석합니다
- 해당 결정이 왜 내려졌는지, 당시의 제약 조건과 판단 주체를 정리합니다
3. 기술부채로 인식된 항목을 명시합니다
- “이것은 기술부채다”라고 명확히 선언하고 태그합니다
- 해당 항목을 언제 다시 검토할 것인지 계획을 세웁니다
4. 삭제 시나리오를 정리합니다
- 기술부채는 언젠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합니다
- 지금 바로 삭제할 수 없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삭제를 시작해야 하는지를 문서화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것입니다:
기술부채 청산의 날은 반드시 부채를 해결하는 날이 아닙니다.
청산을 위한 준비만 되어 있어도 충분합니다.
그 과정에서 여유가 생긴다면,
자동화 작업, 테스트 리팩토링, 인프라 점검 등 부가적인 개선 작업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효과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이 날이 반복되고 습관이 되면,
개발자들은 코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구조와 책임에 대한 감각을 갖게 됩니다.
리뷰 과정에서도 기술부채를 사전에 감지하고 조율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됩니다.
결국 기술부채 청산의 날은 코드를 고치는 시간이 아니라, 문화를 훈련하는 시간입니다.
팀은 점점 건강해지고,
조직은 기술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를 갖추게 됩니다.
결론: 기술부채는 책임의 거울입니다
기술부채는 코드에 남습니다.
그러나 그 부채를 만든 선택은 대부분 코드 밖, 즉 조직의 판단과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표면적으로는 기술팀이 책임져야 할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을 둘러싼 조직 전반의 의사결정과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내려진 결정,
대체 불가능한 구조를 선택한 판단,
리팩토링 없이 무리하게 진행한 일정…
이 모든 것은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조직이 기술을 다루는 방식의 실패입니다.
그러므로 기술부채는 기술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실, 기술부채를 줄이는 일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조직이 아래 네 가지만 실천해도, 기술부채는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1. 목업 코드 작성을 장려합니다
- 인터페이스를 먼저 설계하고, 코드보다 구조를 앞세웁니다
2. 읽기 쉬운 코드를 장려합니다
- 가독성과 명확함을 우선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3. 리더십이 스스로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합니다
- 기술 판단은 기술자에게 위임하고, 리더는 질문하고 배워야 합니다
4. 기술 문화를 지키는 실무자를 성과로 인정합니다
- 문서화, 리뷰, 테스트, 리팩토링 등의 행위를 공식적인 기여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거창한 전략이 아닙니다.
조직이 기술을 존중하는 태도로 전환하는 작은 변화들입니다.
기술부채를 해결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정기적으로 “기술부채 청산의 날”을 운영하고,
그날 무엇을 할지 함께 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 인터페이스를 정리하고
- 복잡한 코드를 설명하며
- 삭제 시나리오를 문서화하고
- 기술부채를 태그하는 것
이러한 작은 루틴이 반복되면,
팀은 점점 건강해지고, 조직은 기술을 존중하는 문화를 갖추게 됩니다.
기술부채는 기술의 실패가 아닙니다
기술부채는
기술을 다루는 조직의 태도에 대한 피드백입니다.
그리고 이 피드백은
기술팀이 아닌, 조직 전체가 응답해야 할 책임입니다.
첨부. 기술부채의 분류와 나의 철학
기술부채의 분류
1. 프로세스를 건너뛴 결정
- 예: 테스트 코드 생략, 문서 미작성, 코드 리뷰 생략, 자동화 미도입
- 특징: 안정성·일관성 확보를 위한 ‘절차’를 생략한 결정
- 판단: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의도적 판단
- 나의 철학
이 유형은 도구로 상환 가능한 기술부채입니다.
자동화, 린트, 테스트 템플릿 등의 도입으로 생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비교적 장기 상환이 가능한 저이자 부채로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역은 도구를 먼저 설계에 포함시켜 미리 예방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2. 기술검증을 건너뛴 결정
- 예: 성능 검증 없이 런칭, 스케일 고려 없는 구조 설계, 아키텍처 적합성 평가 미진행
- 특징: 기술적 기반이나 구조 안정성 검토 없이 결정된 사항
- 판단: “일단 해보고”라는 시점에서의 진행
- 나의 철학
이 유형은 반드시 상환되어야 할 고이자 단기 기술부채입니다.
빠르게 구조를 점검하고,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리팩토링 시점을
1·2·3차 상환 계획으로 나누어 설계합니다.
의사결정보류 또한 부채로 간주하며,
반드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를 병행하는 것이 제 방식입니다.
3. 기술부채로 착각한 것
- 예: 지식 부족으로 잘못 선택한 구조, 단순한 기술 실패, 운영상의 잘못된 판단
- 특징: 나중에 드러난 문제를 ‘그땐 어쩔 수 없었다’며 부채로 포장함
- 판단: 무지 또는 착오에 의한 실패를 마치 의도된 유보처럼 해석하는 경우
- 나의 철학
이건 기술부채가 아닙니다.
이건 기술 투자 실패, 의사결정 실패, 혹은 조직의 구조적 무지입니다.
기술부채는 갚을 의지가 있는 선택에서만 발생합니다.
실패를 기술부채라고 포장하는 순간, 문제를 반성하는 대신 정당화하게 됩니다.
저는 이 지점을 가장 분명하게 구분하는 걸 중요하게 여깁니다.
마무리 정리문장 – 기술부채에 대한 운용 철학
기술부채는 단순히 기술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판단과 구조에 대한 책임의 결과물입니다.
저는 기술부채를 도구로 예방하고, 판단 유보는 설계로 흡수하며, 실패는 실패로서 구조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이해하고 있는 기술부채에 대한 운용 철학입니다.
홈으로 가기